※ 창작 사니와가 언급됩니다 (등장은 없습니다)
※ 드림 요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헤시사니 기반, 하세베와 카센이 대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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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센 카네사다. 나에게 샤미센을 가르쳐라."

그 말에 카센은 자신의 눈과 귀를 의심했다. 자신은 붓글씨 연습을 하던 중 깜빡 졸아서 기괴한 꿈에 발을 들여놓은 것인가. 노사다의 명도에서 태어난 도검남사는 잠시 눈꺼풀을 닫고 제 미간을 꾹 눌렀다. 그러나 그런 후 다시 눈을 떠도, 눈앞에 앉아 있는 사람은 바뀌지 않았다. 카센은 옷매무새를 가다듬는 척하며 제 허벅지를 꼬집었다. 확실히 느껴지는 아픔이 지금이 꿈이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진짜 용건을 말해주었으면 하는데."
"진짜 용건을 말하고 있다."

상대의 목소리는 어디까지고 진지했다. 카센은 혼란스러운 나머지 현기증이 날 지경이었다. 그가 이마를 한손으로 짚으며 가볍게 신음하는 것을, 맞은편에 앉은 손님이 차가운 등꽃색 눈빛을 띠고 노려보았다.
확실히 헤시키리 하세베는 농담을 하는 성격이 아니었다. 주인을 즐겁게 할 목적이 아닌 이상, 그는 언제나 지극히 진지한 말만을 입에 올렸다. 하물며 말을 돌려 이야기하는 성격도 아니었다. 군더더기를 둘러 말하는 것은 주명을 빠르게 다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하세베는 늘 효율적이고 뚜렷한 말투를 고수했다. 그렇기에 더욱 확실했다. 샤미센을 가르쳐 달라는 말은 분위기를 풀려는 허언도, 상대의 심중을 떠보려는 미끼도 아니었다. 그는 정말로 악기를 배우러 온 것이었다. 그래서 카센은 더욱 그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귀공은 음악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서예 도구를 완전히 한쪽으로 치워버리며 카센이 물었다. 도발과 순수한 궁금증이 뒤섞인 그 질문에, 하세베는 일말의 주저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관심 없었다. 주군께서 음악을 익히라고 명하신 적도 없으니, 예의를 차리기 위한 최소한의 노래만 알고 있으면 문제는 없지."
"그래. 그럼 확인차 묻는다만, 샤미센이 악기인 것을 잊어버린 것은 아니겠고?"
"나를 바보 취급하는 건가?"
"확인차 물은 거라고 했잖아. 나도 지금 혼란스러워. 음악에는 전혀 무관심하던 자가, 갑자기 와서는 악기 연주를 가르치라고 윽박지르고 있으니."

카센은 한숨을 쉬었다. 가늘게 뜬 그 시선이 눈썹을 찌푸린 채 정좌한 하세베의 얼굴을, 그 곁에 놓인 기다랗고 큰 상자를 흘긋 살폈다.

"이유를 알려 주었으면 좋겠는데. 나 역시 주인이 부탁한 것도 아닌 이상, 음악에는 털끝만큼도 흥미를 보이지 않던 자에게 악기를 가르치고 싶지는 않으니."

그 말에 하세베는 입을 다물고 눈을 부릅떴다. 한순간 긴장감이 방 안에 달렸다. 호소카와 가문과 쿠로다 가문은 예로부터 사이가 좋지 못했지. 옛날 생각이 난다며 카센이 조금 냉소를 머금었을 때, 멀리서 고양이가 우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렸다. 고코타이의 호랑이일까, 근처를 돌아다니는 네코마타들의 소리일까. 그렇게 생각한 순간, 하세베가 입을 열었다.

"주군을 위해서다."
"뭐?"
"성체가 된 고양이는 거의 울지 않는다고 한다. 알고 있나?"

갑자기 종잡을 수 없는 말이 나왔다. 선문답에 응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카센은 무심코 고개를 끄덕였다. 일전 사요와 이야기를 나눌 때 그런 이야기가 화제에 오른 적이 있었던 것이다.

"꼬리나 냄새 같은 것으로 대화할 수 있어서 굳이 울음소리를 낼 필요가 없다지?"
"그렇다. 하지만 인간과 사는 고양이는 성체가 되어도 자주 울음소리를 내기도 한다."

하세베는 계속 말을 이었다. 지금 자신에게 고양이에 대해 가르치려 온 것인가. 옛날에는 샤미센은 고양이의 뱃가죽으로 만들었다는데 혹시 고양이에 홀리기라도 한 건가. 카센이 그렇게 생각해 눈썹을 찌푸리려 했을 때, 하세베가 조용히 말을 마무리지었다.

"인간에게 뜻을 전하려면 인간이 알아듣기 쉬운 방법을 써야 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말을 맺은 하세베의 입가가 살짝 웃고 있었다. 이 혼마루의 헤시키리 하세베가 웃는 것은 주인의 앞에서, 혹은 주인에 관한 일이 있을 때뿐이라는 것을, 그보다 먼저 혼마루에 현현했던 카센은 알고 있었다.
우아함을 사랑하는 도검남사는 거기서 머리를 짚고 옷소매 아래로 소리없이 웃음을 터뜨렸다. 음악과는 거리를 두고 살던 헤시키리 하세베가 자신에게 샤미센을 배우러 온 이유를 이제는 알 수 있었다. 전부 그가 마음에 둔 이, 사랑하는 사니와를 위한 것이었다. 사니와 키리히메는 전통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를 읊는 것을 좋아하는 이였다. 그리고 주인이 요즘 샤미센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은 혼마루에서 비밀이 아니었다.

"과연. 샤미센이, 귀공에게 있어서는 '야옹' 하는 울음소리라는 것이구나. 목적이야 어쨌건, 그 발상은 풍류스러운걸."

카센이 퍽 재미있다는 얼굴로 답했다. 그 말투에 하세베는 웃음기를 완전히 뺀 얼굴로 날카롭게 눈빛을 세웠다.

"네게 평가를 부탁한 적은 없다. 알았으면 어서 내게 샤미센을 가르쳐라. 수업료는 원하는 대로 내지."
"기껏 풍류스럽게 생각하는가 했더니 다시 우아함 한 조각도 없는 말투로 돌아가는구나. 뭐, 그 문제는 나중에 얘기하기로 하고."

카센은 그렇게 말하며 한쪽에서 자신의 샤미센이 담긴 함을 가져왔다. 함을 열고 제 악기를 준비하며, 노사다의 한 자루는 과장되게 고개를 저어 보였다.

"연주 동지가 늘면 주인은 기뻐하니까. 내 주인을 위해서 특별히 가르쳐주지. 그 아이도 참, 성격 나쁜 고양이를 기르게 되었는걸."
"……."

하세베는 아무 말도 돌려주지 않았다. 그저, 경쟁 상대를 경계하는 맹수의 눈빛을 한 번 내보인 후, 자신이 가져온 상자를 열어 새 샤미센을 꺼낼 뿐이었다.
뜰에 들어온 고양이가 사니와나 다른 남사들과 마주치기라도 한 것일까, 정원 멀리서 다시금 야옹, 하고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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