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 사니와(이름 및 독자설정有)가 등장합니다
※ 드림 요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9.12.01. 검사니 전력 60분: 접문
오테기네는 자기 옆에 누워 자는 사니와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사니와 키리히메는 일찍 일어나는 편이라, 보통 오테기네가 눈을 뜰 무렵에는 함께 눈을 뜨거나 이미 일어나 머리를 빗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오늘 키리히메는 세상 모르고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 아까 전에 잠시 눈을 떴기에 일으켜 향초를 넣은 물도 따라주었는데, 키리히메는 물을 마시고는 그대로 다시 이불 위에 쓰러져 꿈 속으로 떠나버렸다. 요즘 많이 무리한 건가, 오테기네는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 곧 무안해져 제 뺨을 긁었다. 다른 날은 몰라도 어젯밤에 한하여 주인을 무리시킨 것은 오테기네 자신이었던 것이다.
"일어나. 조금 있으면 날이 완전히 밝는다구."
고개를 저어 잡생각을 쫓은 오테기네는 키리히메의 어깨를 살살 흔들며 일어나라 재촉했다. 주인에 맞추어 혼마루의 아침 또한 이른 편이었기에, 지금 일어나지 않으면 오전 일정이 위험했다. 혼마루에서는 곧잘 늦잠을 자는 편인 오테기네도 그 정도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키리히메는 여전히 눈을 뜨지 않았다. 응, 하고 대답하는 소리는 들렸지만 눈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방금 것도 대답이라기보다는 신음에 더 가까웠으리라. 오테기네는 한순간 제 주인을 마구 흔들어 깨워야 하나 생각했다. 평소에 같은 방을 쓰는 아츠시나 츠루마루를 깨울 때 종종 그러는 것처럼 이불째로 훌떡 뒤집는 것도 고려했다. 그러나 어느 쪽도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이 주인을 그렇게 거칠게 다루고 싶은 마음은 그에게 없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좋을까. 오테기네는 주인 옆에 앉아서 팔짱을 끼고 고민에 잠겼다.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건 다른 방에도 다 들릴 테니 기각. 문을 활짝 여는 건 정원에 다른 이들이 나와 있을지도 모르니 기각. 이런저런 깨우는 방법을 떠올리고는 저리 치우기를 반복하던 남사의 머릿속에, 문득 어젯밤의 일이 스쳐지나갔다. 입을 맞춰도 되냐고 오테기네가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었을 때, 키리히메는 화들짝 놀라 앉은 채로 뛰어오를 것 같은 표정을 지었더랬다.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고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채 한참 눈을 깜빡이다가 양손을 입으로 가리며 잔뜩 긴장하던 모습은 다시 보고 싶을 정도로 사랑스러웠다. 지금 그렇게 말해주면 그 때처럼 눈을 동그랗게 뜰지도. 그런 생각이 아직 아침잠이 3할 정도 머릿속에 남아있는 오테기네의 머릿속에 명안으로 떠올랐다.
"저기, 있잖아- 입 맞취도 돼?"
상대를 위에서 덮듯이 올라타서, 두 팔로 제 체중을 지탱하며, 오테기네는 자신의 주인에게 물었다. 키리히메가 깜짝 놀라 눈을 뜨고, 천장 대신 위를 덮고 있는 이를 보고 얼굴을 붉히기를, 일찍이 천하 삼명창 중 하나로 칭송받은 창의 남사는 내심 기다렸다.
닫혔던 눈꺼풀이 살짝 열렸다. 옆으로 웅크리듯 누워있던 키리히메의 시선이 위로 향하고, 가늘게 뜨인 부드러운 시선이 오테기네의 소박하고 선이 뚜렷한 눈빛과 마주했다. 그 눈꼬리가 움찔거리는 것을 오테기네가 바라보고 있으니, 키리히메는 아직 이불도 다 걷어내지 않은 채로 몸을 돌려 똑바로 위를 보고 누웠다. 그 입술이 살며시 벌어지며, 잠에 취한 대답을 피워올렸다.
"응."
"…응?
그 대답에 오테기네가 더 놀랐다. 남사가 멍해져 눈썹을 크게 치켜뜨고 있으니, 키리히메가 손을 올려 사니와 자신의 입술에 손을 얹었다.
"돼……."
신음과 헷갈릴 여지조차 치워버리는 대답과 함께, 키리히메의 손가락이 제 입술을 살살 매만져 내보였다. 그 손동작이 멎었을 때, 살짝 뜨여 있었던 두 눈은 다시 닫혔다. 다시 잠의 세계로 떠난 것인지, 무언가를 기다리려고 눈을 감은 건지는, 알 수 없었다.
그 반응에 당황한 것은 오테기네 쪽이였다. 입맞춤이라면 여러 번 나눈 사이였다. 그러나 평소 키리히메는 절대 먼저 여기다 입을 맞추라며 제 입술을 내보이거나 하지는 않았다. 부끄럽다며 몸을 움츠리던 것을 한참 녹여낸 후에야 체온을 얽을 때가 많았는데. 평소에 볼 수 없는 드물게 적극적인 모습에, 오테기네는 저도 모르게 얼굴을 시뻘겋게 물들였다. 쑥쓰러움 때문인지 기대감 때문인지, 그의 심장이 더욱 세차게 빠르게 쿵쿵거렸다.
남사는 숨을 꿀꺽 삼켰다. 팔을 꺾어 두 팔꿈치로 체중을 지탱하도록 자세를 바꾼 그는, 고개를 조금 더 내려 이마가 닿을 거리에서 속삭였다.
"정말, 입 맞춘다?"
주인을 깨운다는 주 목적은 어느새 옆으로 밀려나가 있었다. 키리히메는 눈을 감은 채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마를 스치는 머리카락으로 그것을 알아챈 오테기네는 얼굴을 더욱 내렸다. 두 입술이 나른하게 겹쳐졌다.
뒤섞이는 숨결에 밴 체온은 평소보다 더욱 들떠 있었다. 아침 이불 속의 따스한 온기가 아직 남아 있다가 피어오른 것일까. 혀를 얽으며 오테기네는 조금 더 입술을 깊이 눌렀다. 응, 하는 작은 신음소리가 나고, 키리히메가 숨을 삼켰다. 곧 사니와의 한손이 스르륵 올라가 남사의 어깨를 꼭 붙잡았다. 힘이 들어가지 않는 중에 힘을 주려 노력한 듯, 약하게 파들거리는 손끝. 그 움직임조차 무의식중에 흘러나온 것일까. 그렇다면 너무 사랑스럽다고, 오테기네는 속으로 몇 번이고 가상의 벽에 제 머리를 박았다.
'우와, 어떡하냐고, 이거. 귀엽잖아, 너무 사랑스럽잖아.'
터지려는 주접을 생각 속에 꾹꾹 눌러담은 채, 오테기네는 몇 번 더 입술을 비비고 상대의 숨결을 삼켰다. 한계까지 파고들어갔던 입맞춤이 떨어진 것은 머릿속 한켠이 새하얗게 불타기 시작했을 때였다. 왜 사람의 몸은 숨을 쉬어야 한담. 그런 생각을 하며, 오테기네는 숨을 들이쉬었다.
역행군을 쳐부수는 전장에서도 호흡이 가쁜 적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보다 힘들지 않은데도 숨이 차니 신기한 노릇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젊은 청년 외관의 도검남사는 가볍게 날숨을 뱉었다. 그 때, 그런 그의 눈에, 키리히메의 표정이 들어왔다.
꼭 닫혀 있던 파란 두 눈이 오테기네를 바라보았다. 잠기운에 아직 파묻힌 두 눈은 게슴츠레하게 뜨여 눈빛이 또렷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입맞춤의 여파로 살짝 벌어진 입술 사이로, 혀가 빼꼼 내밀어져 있었다. 연인의 어깨를 붙잡은 손끝에는 조금 더 힘이 실렸다. 어째서 입술을 떼는 거냐고, 아직 많이 허전하다고, 좀 더 입맞춤을 조르는 것 같은 모습에, 오테기네의 사고가 잠시 정지했다.
"오테, 기네……."
눈을 서서히 깜빡이며, 키리히메는 연인의 이름을 불렀다. 둥실둥실 떠다니는 목소리지만 발음만은 명료해, 그것이 더욱 남사의 심장을 세차게 두드렸다. 이렇게 나오는 건 좀 반칙이잖아. 그렇게 속으로 말하며, 오테기네는 다시 얼굴을 내렸다. 바깥이 아까 전보다 더 밝아진 것을 무시하며, 남사는 다시 한 번 사니와와 입맞춤을 나누었다.
키리히메가 완전히 눈을 뜨고 뒤늦게 밀려온 부끄러움에 할말을 잃었다가 몸을 둥글게 말아버린 것은 그 이후 세 번쯤 더 입을 맞춘 후의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