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 사니와(이름 및 독자설정有)가 등장합니다
※ 드림 요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언제였을까. 아직 도종별로 방을 나누어 지내던 시절, 하늘에 선명하게 뿌려진 은하수가 여름밤의 더위를 앗아갔던 어느 밤이었다. 남아직 자기에는 시간이 일러 각자 제 할 일을 하며 무료하게 시간을 때우던 그 때, 누군가가 문득 이야기를 꺼냈다.
「주인의 장점을 한 가지씩 이야기해 보자」
그렇게 말한 이는 누구였을까. 떨떠름해하는 이도 있었고, 무엇을 먼저 이야기해야 할지 몰라 곤란해하는 이도 있었다. 그러나 주인의 눈이 예쁘다고 외친 카슈 키요미츠를 시작으로, 다들 한 가지씩 말하기 시작했다. 헤시키리 하세베가 주인의 상냥함을 꼽고 뒤이어 하치스카 코테츠가 손이 곱다고 말했을 때부터, 서로 겹치지 않게 말하자는 불문율도 생겨나 있었다.
무츠노카미 요시유키는 웃음을 꼽았다. 도다누키 마사쿠니는 참을성이 있다고 말했다. 나가소네 코테츠는 춤 솜씨를 칭찬했다. 다른 이들고 각자 한 가지씩을 이야기했다. 야마토노카미 야스사다가 주인의 눈매를 꼽았을 때에는 자신과 겹치지 않느냐며 그 악우가 불만을 말하긴 했으나, 눈과 눈매는 엄밀히 말하면 다른 것이라고 소우자 사몬지가 말한 덕에 가라앉았다. 그 때, 기지개를 켠 이즈미노카미 카네사다가 문득 툇마루로 고개를 돌리며 외쳤다.
「그러고 보니 노사다는 아직 안 말했잖아. 어이, 노사다! 노사다도 하나 말해 보라고!」
그 외침에 카센 카네사다는 눈썹을 찌푸리며 제 후손격인 남사를 노려보았다. 곧 칠석이 다가온다는 풍류스러운 생각에 잠겨 은하수를 헤엄치던 시선이 그의 외침에 억지로 끌어내려진 탓이었다. 게다가 카센은 다른 이들에게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털어놓을 정도로 허물없는 성격은 아니었다. 그러나 아무것도 이야기하지 않기에는 이미 그 자리에 있는 모든 남사들이 한 가지씩을 이야기한 후였다. 무어라도 한 가지 이야기하고 빠져나가는 편이 성가시지 않겠구나, 그렇게 생각한 카센은 머릿속에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을 말했다.
「노래하는 목소리가 더할나위 없이 곱지」
다른 이들은 그에 수긍하였다. 확실히 이 혼마루의 사니와는 노래가 아름답다며, 조만간 또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며, 그들은 각자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런 동료들의 잡담을 뒤로 한 채, 카센은 다시 칠석 생각으로 돌아갔다. 탄자쿠에 어떤 우아한 문구를 쓸지를 생각하는 동안 귓가에 희미한 노랫소리가 들려왔으나 그 때는 조릿대잎 스치는 소리라 생각하여 넘겼던 카센이었다.
"어째서 그 다음날 연회가 열렸던 걸까."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지금, 카센 카네사다는 연못에 놓인 다리 위에 서서 그렇게 중얼거리고 있었다. 하늘에는 여전히 그 때와 같은 은하수가 눈이 부시게 펼쳐져 있었고, 그 광경은 맑은 연못의 수면에도 그대로 베껴져 있었다. 수행까지 다녀와 그 때와는 조금 다른 마음가짐을 지닌 카센은, 자신에게서 서너 발자국 정도 떨어진 곳에서 연못을 내려다보는 사니와의 옆모습을 눈에 담았다.
왜 그 다음 날 주인의 친한 지인 사니와가 찾아왔던 것일까. 손님을 환영하기 위해 주인이 연 작은 연회에서 왜 자신이 근시였던 것일까. 이제 와서는 어찌 바꿀 도리도 없는 사실을 떠올리며 카센은 제 머리를 짚었다.
친우를 맞이하는 자리에서, 이 혼마루의 주인인 사니와 키리히메는 환영의 노래를 불렀다. 옛 가인 키노 츠라유키의 축하시에 곡조를 붙여 지저귀는 그 목소리를, 카센은 평소보다 뛰는 심장을 안은 채 들었다. 평소에도 괜찮은 솜씨라고는 생각했으나, 그 때는 유독 그 가락이 아름답게 노사다의 한 자루의 마음 속에 스며들었다. 거짓말을 하는 것을 우아하지 못하게 여기는 탓에 입에 담았던 말을 진심이라 믿으려 하는 것이라고 자신을 설득하면서도, 심장이 평소보다 빠르게 뛴다는 것만은 부정하지 못했던 그 때의 카센이었다.
"언령이란 무서운 것이구나."
지금까지도 빠르게 뛰는 심장을 가볍게 손으로 누르며 카센은 웃었다. 별하늘 가득한 수면을 내려다보던 키리히메가 그 목소리에 허리를 펴고 제 근시를 바라보았다. 그런 주인에게 부드럽지만 강렬한 눈웃음을 보이며 카센은 세 발자국을 다가갔다. 그리고 사니와의 등 뒤에 서서, 하얀 머리칼의 주인을 제 품에 꼭 끌어안았다.
키리히메의 키가 카센보다 작은 탓에 물 위에는 두 사람이 모두 또렷이 비쳤다. 별이 가득한 하늘을 배경으로, 눈이 동그래진 사니와를 껴안고 깊게 웃는 도검남사의 모습이 수면에 있었다. 자신이 생각 이상으로 또렷한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이 조금 머쓱해 눈을 감으며, 카센은 말을 이었다.
"너의 사랑스러운 점을 꼽으라고 할 때 떠오르는 대로 입에 올린 말이 정말로 마음을 옭아매 여기까지 왔어. 자신이 읊은 말에 마음이 동하여 너를 사랑하게 되다니, 자신의 검에 찔려 몸을 다친 무사와 무엇이 다를까?"
노사다의 아름다운 한 자루는 씁쓸한 기운이 묻어나는 웃음을 지었다. 키리히메는 몸을 움직이지도 말을 잇지도 않고 가만히 있었다. 그 얼굴이 보고 싶어 카센은 눈을 뜨고 물 위를 보았다. 물에 비친 키리히메의 표정 밑으로 붉은 무늬를 지닌 물고기가 한 마리 움직여, 마치 발갛게 물든 것처럼 보였다.
"제 검에 휘둘려 몸을 찔린 무사만큼이나, 제 말에 마음이 움직인 가인도 우스워. 하지만 때로는 이런 것도 풍류인 것이겠지? 주인."
물어보는 것처럼도, 확인하는 것처럼도 들린 목소리와 함께, 카센은 제 주인의 귀에 입을 맞추었다. 조릿대잎 스치는 소리가 부드럽게 두 사람을 둘러싸 묶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