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와라에 대하여 :: 3. 유녀의 삶과 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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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편(요시와라의 구성원): http://rayelwr.tistory.com/12

※ 3편(유녀의 삶과 등급): http://rayelwr.tistory.com/13

※ 4편(오이란): http://rayelwr.tistory.com/14



[유녀의 삶]

1. 유녀가 되는 경우

요시와라의 유녀는 크게 '팔려온 경우'와 '요시와라에서 태어난 여자아이가 그대로 유녀가 된 경우'가 있었습니다. 유녀들이 낳은 여자아이는 거의 100% 유녀가 되었습니다. (남자아이의 경우 하술할 종업원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상급 유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요시와라 태생이 제일 높았고 그 다음이 10세 전에 팔려온 경우였으며, 10세 이후에 팔려온 경우에는 상급 유녀가 되기 어려웠습니다.

유녀는 도제식으로 운영되어, 어린 시절부터 견습 유녀인 '가무로', '신조'(둘 다 후술)로 활동하며 언니 유녀들의 시중을 들며 일을 배웠습니다. 이후 16세~27세에 정식 유녀로 활동했습니다.



2. 유녀의 복장

규칙상 유녀들은 화려하게 치장할 수 없었으나 실제로는 손님을 끌기 위해 온갖 첨단 유행의 복식과 화장법을 선보였습니다. 일할 때의 유녀들은 허리띠인 '오비(帯)'의 매듭을 앞으로 맸습니다. 단 평소 생활할 때에는 이들도 뒤로 매듭을 묶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유녀들은 이를 검게 물들이는 단장인 '오하구로(歯黒)'를 했으나, '히키마유(引眉)'라 불리는 눈썹 화장은 하지 않았습니다.



3. 유녀가 감당하는 대가

유녀의 평균 수명은 23세 전후로 매우 짧았습니다. 성병의 위험에도 노출되어 있었고, 검증되지 않은 피임 방식이나 위험한 낙태 방법을 동원하여 몸을 망가뜨리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유녀는 크게 다음 4가지의 돈을 지불해야 했습니다. 여기에 급이 높은 유녀일수록 가게의 좋은 돈벌이 수단이기 때문에 낙적료가 어마어마하게 뛰어, 사실상 유녀가 스스로 돈을 내고 해방되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1) 몸값

2) 견습 유녀의 부양비용: 중급 이상의 유녀는 의무적으로 견습 유녀를 두어야 했습니다

3) 방세 : 전용 침실을 가진 중급 이상의 유녀는 방세를 지불해야 했습니다.

4) 치장비용 : 화장, 기모노, 머리장식 등의 비용


유녀가 도망쳤다가 잡힐 경우 돈을 벌기 위해 목숨은 살려주었으나 혹독한 처벌을 받았습니다. 몸에 상처가 나지 않은 수준에서 폭력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급이 떨어지기도 했는데, 급이 떨어지면 본인에 대한 대우, 손님의 급, 화대가 깎이기 때문에 돈을 갚아야 하는 유녀에게는 치명적이었습니다.


유녀는 허가 없이는 요시와라 밖으로 나갈 수 없었습니다.



2. 유녀 신분에서 벗어나는 법

유녀 신분에서 벗어나는 길은 3가지가 있었습니다.

1) 27세까지 일하여, 28세가 되는 해에 계약을 정식으로 해지한다.

2) 낙적료를 본인 또는 타인이 치러 해방된다.

3) 죽는다. 

하지만 유녀 신분에서 해방된 이후에도 그들이 요시와라 외부에서 살아갈 방법은 거의 없었습니다. 요시와라에서 태어난 경우도 있고, 팔려온 이들 도한 돌아갈 곳이 없는 경우가 대다수였습니다.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 무거워 개인 재산을 축적하는 것도 극히 어려웠고 사회적인 시선도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보통 그대로 남아 유곽에 관련된 일을 하며 일생을 마쳤습니다.


성병에 걸린 경우에도 요시와라에서 쫓겨나기는 했지만 이 경우에는 거의 최하급 매춘부인 요타카가 되어 결국 매춘의 길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견습 유녀의 등급]

요시와라 태생이든 팔려와 들어온 경우든, 유녀가 될 여자아이는 10세 전후부터 견습 유녀가 되었습니다. 견습 유녀는 '언니 유녀'라 불리는 정식 유녀의 밑에서 정식 유녀의 시중을 들며 일에 대해 배웠습니다.

견습 유녀는 카무로(禿)와 신조(新造)로 나뉘었으며, 카무로에서 시작해 신조를 거쳐 정식 유녀가 되었습니다.

카무로나 신조는 '오하구로(お歯黒, 이를 검게 물들이는 치장)'를 하지 않았습니다.


1. 카무로(禿)

카무로는 유곽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되는 10세 전후의 견습입니다. 언니 유녀들의 시중을 들며 요시와라의 법도나 유녀의 일에 대해 배웠습니다. 보통 오이란에게는 2명의 카무로가 붙었고, 중급 유녀도 최소 1명의 카무로를 부양했습니다.

'카무로'는 본래 머리가 짧은 사람을 뜻하는 말로, 아직 나이가 어려 머리가 짧아 올림머리를 할 수 없다고 하여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카무로 중 특별히 유녀 일에 재능을 보이는 카무로를 '힛코미카무로(引込禿)'라 하여 보통 카무로보다 높게 쳐 주었습니다.


2. 신조(新造)

카무로 다음 단계의 견습 유녀로, 보통 10세~15세입니다. 언니 유녀의 시중을 들고 일에 대해 배우는 것은 카무로와 같으나 신조부터는 손님의 말상대를 하거나 술자리에 나갔습니다. 단 손님과 동침하지는 않았습니다.

오이란은 신조 1~2명을 부양하는 것이 일반적이으며, 오이란이 몸치장을 하는 사이 신조들이 손님의 말상대를 하며 접대했습니다. 혹은 오이란에게 여러 손님이 동시에 찾아왔을 경우 오이란이 상대하지 못하는 손님들을 신조가 대신 받기도 했습니다(동침은 하지 않았습니다).


신조는 다음과 같이 구분됩니다. 보통 신조라고만 하면 '후리소데신조'를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1) 힛코미신조(引込新造): 특별히 기량이 좋고 외모가 아름다운 신조입니다. 보통 신조보다 높게 쳐 주었습니다.

2) 후리소데신조(振袖新造)

3) 타이코신조(太鼓新造)

4) 토메소데신조(留袖新造)


신조로 불리기는 하지만 신조와는 조금 다른 개념인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반토신조(番頭新造): 견습이 아니라, 나이가 다 차서 유녀 일을 그만두고 중간 관리자가 된 전직 유녀입니다.

2) 츠보네죠로(局女郎): 정식 유녀의 등급 중 하나이지만, 간혹 신조 중에 이렇게 불리는 이들이 있기도 했습니다.




[정식 유녀의 등급]

정식 유녀는 16세~27세로, 유녀의 기량과 인기도 등에 따라 여러 등급으로 나뉘었습니다.

유녀의 등급은 시대에 따라 많은 변화를 거쳤는데, 크게 다음과 같습니다. (이에 관해서는 여러 설이 있습니다)

1) 구 요시와라 초기: 타유(太夫) > 코우시(格子) > 하시타(端)

2) 구 요시와라 말기: 타유 > 코우시 > 츠보네(局) > 하시타 > 키리미세(切見世)

3) 신 요시와라 초기: 타유 > 코우시 > 산챠(散茶) > 츠보네 > 키리미세

4) 신 요시와라 중기: 타유 > 코우시 > 산챠 > 우메챠(梅茶) > 키리미세

5) 중기 이후: 요비다시(呼出し) > 츄산(昼三) > 츠키마와시(附廻し) > 자시키모치(座敷持ち) > 헤야모치(部屋持ち) > 키리미세


유녀의 등급은 매우 다양하지만 크게 묶어 상급, 중급, 하급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상급 유녀

1) 타유(太夫)

최상급의 유녀. 그러나 18세기 중엽 이후 요시와라에서 타유라 불리는 이들은 사라졌습니다. <요시와라 사이켄吉原細見>에 따르면 요시와라에 타유는 1744년에 5명, 1751년에 1명이 존재했습니다.

타유에 대해서는 '오이란의 이전 명칭이다', '타유가 최고 등급이고 오이란이 그 다음이었으나 타유가 사라지면서 오이란이 최고 등급이 되었다', '요시와라의 최고 유녀는 오이란, 교토 시마바라의 최고 유녀는 타유' 등 여러 설이 있으나 정설은 없습니다.


2) 오이란(花魁)

상급 유녀. 타유 다음 등급이었다고도, 타유를 포함하여 최상급~상급의 유녀를 통틀어 부르는 말이었다고도 합니다.

오이란의 화대는 오늘날의 화폐로 1회 4~10만엔 정도가 들었다고 합니다.

※ 오이란에 대해서는 4편을 참조.


3) 코우시(格子)

오이란 다음 가는 상급 유녀. 격자창(=코우시) 너머에 앉아 있었다 하여 이렇게 불렸습니다. 코우시죠로(格子女郎)라고도 합니다.

18세기 이후 오이란, 요비다시, 츄산, 츠키마와시 등으로 흡수되거나 분화되어 사라졌습니다.


4) 산챠(散茶)

코우시 다음 등급의 중상급 유녀. 산챠죠로(散茶女郎)라고도 합니다.


5) 요비다시(呼出し)

본래는 유녀 전체를 통칭하는 단어였으나 이후 찻집에서 손님을 맞는 상급 유녀로 뜻이 바뀌었습니다.


6) 츄산/히루산(昼三): 요비다시 다음 등급의 유녀. 후대로 갈수록 사라졌습니다.


7) 츠키마와시(附廻し): 츄산 다음 등급의 유녀.



2. 중급 유녀

1) 자시키모치(座敷持ち)

손님과 동침할 용도의 개인 침실과 개인 응접실을 지닌 중급 유녀. 화대는 오늘날의 돈으로 약 2만 엔 정도였습니다.

자시키모치까지 상급 유녀로 분류하거나 자시키모치를 오이란의 한 종류로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2) 헤야모치(部屋持ち)

개인 침실을 지닌 중급 유녀. 화대는 오늘날의 돈으로 약 1~2만 엔 정도였습니다.


3) 우메챠(梅茶) : 우메챠죠로(梅茶女郎)라고도 합니다.


4) 츠보네(局)

츠보네죠로(局女郎)라고도 합니다. 간혹 하시타죠로와 혼동되기도 했습니다. 화대는 오늘날의 돈으로 약 5천 엔 정도.


5) 하시타(端)

하시타죠로(端女郎)라고도 합니다. 본디 중~하급의 유녀의 통칭이었으나 키리미세의 등장 이후 중급 유녀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습니다. 다만 키리미세를 그대로 하시타죠로라 부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츠보네~하시타는 하급 유녀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3. 하급 유녀

1) 가시죠로(河岸女郎)

키리미세(切見世), 카네미세(銭見世), 미세죠로(見世女郎)라고도 불렸습니다. 요시와라에서 제일 싼 가격의 유녀들이었습니다.



4. 번외

1) 오쇼쿠(お職): 소규모의 가게인 코미세(小見世)의 우두머리 유녀. 중급 가게 이상에서는 쓰지 않았습니다. 등급으로 치자면 중급.

2) 잇푼죠로(一分女郎): 화대가 당시 돈으로 낮 1푼, 밤 1푼이었던 유녀. 이들이 있는 가게를 오오쵸코미세라 불렀습니다. 중하급.

3) 니슈죠로(二朱女郎): 화대가 당시 돈으로 낮 2수(1수는 1/16냥), 밤 2수였던 유녀. 이들이 있는 가게를 코미세라 불렀습니다. 중하급(잇푼죠로보다 아래).